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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전통한지 활성화 사업 본격 추진

20-06-30 10:16

본문

북촌 한지문화산업센터 (1).jpg

북촌 한지문화산업센터.

 

종로구 신영동 일대는 조선시대 실록 편찬 등에 사용하는 종이를 제조했던 조지서(造紙署)가 있던 곳이다. 국가에서 사용하는 종이를 만드는 조지서는 1415년 태종 때 설치돼 민간 수공업의 발달로 점차 그 기능이 약해지다가 1882년 고종 때 폐지되기 전까지 세계 최고 품질의 한지를 생산해왔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한지와 연관이 깊은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우수성을 담고 있는 한지문화의 발전과 보존을 위해 오는 7월부터 ‘전통한지 활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올해 종로구의 전통한지 활성화 사업은 ▲세초식 개최 ▲종로구 한지문화산업지원 진흥 조례 제정 ▲전통한지 임명장 등 제작 ▲전통한지 패션쇼 개최 ▲전통한지뜨기 체험행사 및 구 소유 한옥 창호지 교체 ▲취약계층 대상 ‘전통한지’ 관련 교육 운영 등을 담고 있다.

 

가장 먼저 구는 세검정 일대에서 조선시대 세초식 행사를 재현할 예정이다. 세초(洗草)란 사초와 초고들을 물에 씻어 먹물을 제거한 뒤 제지원료를 재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구는 행사 재현 및 풍물공연 등을 선보여 왕의 실록을 편찬했던 조지서 종이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단, 일정은 코로나19로 확정되지 않았다.

 

이어서 ‘종로구 한지문화산업지원 진흥 조례’를 제정해 한지사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추진 의지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 추후 전통한지 제조, 생산, 유통업체 및 무형문화재 한지장, 관련 공예인 등을 지원하고 전통한지 진흥을 위한 관련사업 추진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에서 사용하는 임용장, 명함, 표창장, 행사 포스터 등의 각종 인쇄물에도 한지를 사용한다. 현재 펄프지 또는 운용지로 제작하고 있는 인쇄물을 전통한지로 교체해 한지 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명함 시안.jpg

 

10월에는 대한민국 보물 제1호인 흥인지문 일대에서 전통한지 패션쇼를 개최한다. 관내 대학교 의상학과 재학생, 대학원생 등이 한지 소재를 활용한 다채로운 의상을 제작해 소개하고, 패션쇼 외에도 한지 관련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전통한지 제작업체 또한 홍보한다.

 

관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전통한지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예정이다. 9월 중 부암동에 위치한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에서 한지뜨기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무형문화재 한지장을 초청해 체험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직접 만든 한지로 공예품을 만들어 보며 학생들이 한문화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만끽하는 시간을 갖도록 돕는다.

 

이밖에도 취약계층을 위한 문화유산 향유 프로그램 안에 전통한지 프로그램을 포함해 운영한다. 11월에는 장애인 및 노인, 다문화가정 등 관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계원서부터 한지문화산업센터, 북촌 내 전통한지 공방 등을 답사하며 전통한지의 멋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진행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그간 한문화 중심지 종로는 지역만이 보유한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한복, 한옥, 한식, 한글, 우리소리, 우리 춤 등 한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면서 “우리민족 고유의 기법으로 만든 우수한 한지를 널리 알리고 전통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한 각종 사업 및 프로그램을 추진하고자 한다. 전통한지 중심지 종로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우리 종이의 수요 증진과 일상생활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5월 종로구 북촌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운영하는 한지문화산업센터가 문을 열었다. 한지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한지 활용과 확산을 위해 설립된 곳으로 한지의 역사에서부터 현주소를 집약한 최초의 한지문화산업공간인 셈이다. 전국 19개 전통 한지 공방과 유통처 등이 보유하고 있는 400여 종에 달하는 지역 전통 한지를 직접 만져보고 비교해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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